오르의 기록 #2 : 손끝에 닿은 온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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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부드럽게 나의 손에 그의 손을 얹어줬다. 그 손의 온기가 내 얼어붙은 손끝으로 스며들었다. 나는 그 따스함에 그만, 경계심을 풀어버리고 말았다. 손끝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아서. 그 온기는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기억을 끄집어냈다. 내가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손을 잡았던 건, 전쟁이 시작되기 전 어머니와의 마지막 날이었을 거다. 그날, 어머니는 날 꼭 안아주었다. 다시 돌아오겠다면서 말이다.
내가 그의 손을 맞잡은 건, 거의 무의식적이었다. 난 그 손에 매달렸다.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 한 움큼만 남아있던 힘으로 그를 붙잡았다. 그 순간만큼은 살고 싶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. 그의 손에 닿자, 내 안에 퍼져있던 차가운 공기가 잠시 흔들렸다.
그는 나를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. 비에 젖은 내 모습은 초라했지만, 그는 그런 나를 보며 한 번도 얼굴을 찡그리지 않았다. 오히려 두 눈동자 속에 어떤 결심마저 비치더라. 마치 처음부터 나를 구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처럼 말이다.
"따라오겠느냐?"
그는 한 걸음 물러서며 다시 물었다. 난 잠시 머뭇거렸다. 무엇이 나를 그에게로 이끌었는지 알 수 없었기에. 그저 그의 울림 속에는 거짓이 없다는 것을 느꼈을 뿐이었다. 그래서 한 번도 나를 속이지 않았던, 그리고 나를 버리지 않을지도 모를 사람이라는 희망이 생겼다. 난 비로소 고개를 끄덕였다.
그 길 위에서, 나는 스승을 만났다. 그 순간이 내 삶의 나침반이 되었고. 그는 내게 이름 대신 길을 주었다. 한 발 한 발, 나는 그의 뒤를 따랐고, 그 길은 나를 죽음이 아닌 삶으로 이끌었다.
How to obtain: 아토락시온 : 오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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